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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토록 기다리고 고대하던 학교에 갔습니다.
아침 일찍부터 일어나 밥 먹고 모든 준비를 마치고 출발선에서 "탕" 소리가 나기만을 기다리는 운동선수처럼 시계만 줄구8장창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학교가 뭐그리 좋다고 저리 갈려고 하는지...
전 솔직히 학교가기 싫어했거든요.

그래서 그런지 학교 가고 싶어하는 울 아이들 이해를 못하겠어요.
우리 아이들은 학교 가지 말라는 소리가 엄청 큰 벌로 느껴지나봅니다.

갑자기 그 때가 떠오르네요.

율민이가 말과 행동이 아주 사랑스러울 때가 있었는데 (반의법인지 아시지요?) 제가 율민이에게 그랬거든요.
"사람답게 살기 위해 기본을 배우는 곳이 학교인데 전혀 배운봐가 없어 보이니 학교에 가면 안되겠어요."
그랬더니 갑자기 급정색을 하더니 눈물을 흘리며 큰소리로 그러더라구요.
" 왜 왜 학교가지 마요? 학교 안가면 선생님도 친구도 도서관도 못가는 거잖아요. 안돼요. 저 학교 갈거예요."
정말 충격 받은 것 같아서 웃지도 못하고 도리어 제가 웃음 참으니라 혼났어요.

누군가 제가 어릴 때 학교 가지 말라고 말 해줬으면 그것이 큰 기쁨이었을 것 같은데....
우리 아이들은 아니란 말이죠?

이렇게 쓰면 아이들이 공부를 굉장히 잘하는 모범생인가 봐요?라고 묻고 싶으시겠지만 정답은 공부를 안해서 우리 아이들 성적이 어느정도인지 가늠 할 수가 없다는 것이에요.ㅎㅎ

다시 율하 율민이 이야기로 돌아 가야겠네요.

20분 되니 가방들고 둘다 쌩하고 달려갔어요.

어떻게 학교에 가는데 저런 해맑은 표정을 지을 수가 있는 걸까요?

율하는 이제 계속 학교에 갈 수 있다며 노래를 부르며 나가고 율민이는 "오빠 학교 가서 축하해" 라고 축하해 주며 가더라구요.
너무 웃기지 않아요.
"학교 가서 축하한다니"ㅎㅎ

학교 가기전 어제 율하가 저에게 그러더군요.
"엄마 자유롭게 살 수 있는 것이 큰 축복인 것을 알게되었어요."
우리 아들이 자가격리 3주 동안 엄청난 삶의 의미를 찾아냈더라구요.
제 눈에 우리 아들의 얼굴이 반짝반짝 빛나 보이는 것 있지요.ㅎㅎ

율민이가 일찍 돌아왔더군요.
그래서 율민이에게 "한지공예 접시 사로 가자"라고 데리고 나오는데 율하네 학교에서 문자가 왔더라구요.

[안녕하세요 0반 00반 담임입니다.
이번 주 저희 반에 확진자가 더 발생해 신속항원검사 일정이 1회 더 늘어나게 되었습니다(화요일 기준, 2-3일 간격/ 7일간 3회 이상). 권고일정은 3/16(수), 3/18(금), 3/20(일) 이며, 어제(수)와 일요일의 자가키트는 학교에서 배포 됩니다. 학부모님께서는 건강관리를 위해 학생이 검사를 실시토록 하여 주시고, 결과가 음성인 경우에도 보건용 마스크 착용 등 개인 위생 수칙을 철저히 준수할 수 있도록 협조 부탁드립니다. 학급 내에서도 매 시간 환기, 손소독, 친구와 거리두기 유지 등을 지도하고 있습니다. ]

웃으면 안되는데 배가 당겨 아플정도로 웃었어요.
방에서 나오면서 율민이가 무엇 때문에 웃냐며 제 손에 핸드폰을 가져가더니 잠시 후 나처럼 깔깔깔 웃기 시작했어요.
"엄마 그럼 오빠는 오늘 하루 학교 가고 또 집에 있어야 하는 거예요."
"응"
"오빠한테 책 다 가지고 오라고 문자 보내야겠다."
"제가 보낼게요."
핸드폰 메시지를 열면서 율민이가 참 안됐다는 말투로 그러네요.
"엄마 오빠 참 불쌍해요. 하루 가고 일주일 또 학교를 못가니까 말이에요."
다시 웃음이 나오더라구요.

우리 아들 어떤표정을 짓고 들어 올지 정말 궁금해지더라구요.

율하보다 우리가 먼저 집에 도착했어요.
율하가 문을 열고 들어오더라구요.
굉장히 평온한 표정으로...
"잘 갔다 왔어요."
"네" 짧게 대답하고 방으로 들어가 옷을 갈아입고 나오더라구요.
안 웃으려고 했는데 자꾸 웃음이 삐져 나오려고 하네요.
" 율하야 학교에서 문자왔더라. 내일부터 다음주 화요일까지 온라인 수업한다고"
그 말을 듣고 율하가 제 옆에 앉더니 그러더라구요.
" 엄마 저는 오늘 기억을 다 잊을 거예요. 그리고 내일 모른척 학교에 갈거예요. 아니 어떻게 개학 한 지 16일이 되었는데 고작 학교를 2번 갈 수 있는 거냐구요?" 얼굴이 평온해 보인 건 마음속에 폭풍이 일고 있기 때문이었어요.

우리 아들 학교 가고 싶다고 절규를 하네요.
그랬더니 율민이가 옆에 와서 그러네요.
" 오빠야 미안해. 다 나 때문에 오빠가 학교를 못가는 거야."
ㅎㅎ
이거 학교 신파물 맞지요.

뭔~ 학교를 못 간다고 뭉크의 그림처럼 저렇게 절규를 하고 동생은 오빠가 학교를 못가게 된 것이 자기 탓이라고 저리 미안해 하냐구요.ㅎㅎㅎㅎ

오늘 3주만에 아주 엄청 많이 웃었네요.
너무 많이 웃어서 배가 아파요

제주도에서~~~다시 가고 싶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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