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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오랫 만에 아이들과 함께 전주 할머니댁에 갔습니다.
오랫만에 가서 열심히 청소하고 반찬들, 간식거리를 사다 냉장고에 넣어 드렸습니다.

코로나 시작부터 수원, 서울 발걸음을 닫으 신 우리엄마 아빠
아무리 올라 오라고 말씀을 드려도 위험하다고 아빠가 움직이려고 하지 않으시네요.

밤에 율민이가 할머니와 침대에서 잠을 자고 율하와 나는 밑에서 잠을 잤습니다.
엄마 아빠는 아이들이 왔다갔다 하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으십니다.

이틀째 되는 밤 잠을 자는데 엄마가 그러시더군요 "수영이가 내려와서 대학원 학비 줬다. 똑같은 손주인데 누군 주고 누군 안주면 안될것 같아서 .
.... "
"잘하셨네. 걔가 할머니한테 학비 달라고 한다고 해서 좀 그러긴 했는데 우리 큰언니 위해서 잘 줬네. 근데 엄마 쓸 돈 있어. 내가 오빠 보험금 백만원 드리고 갈께"
그랬더니 우리 엄마가 그러시네요.
"나 돈 필요없으니 그거 꽉 두었다가 나 죽고나면 할머니가 줬다며 우리새끼들 줘라. 있으면 더 주고 싶은데...내가 모아서 죽기전에 우리 새끼들 몇 푼이라도 주고 죽어야 하는데.."
엄마의 말씀에 갑자기 울컥하는 감정이 올라오더니 눈물이 나왔습니다.
조용히 눈물을 감추고
" 엄마는 우리 애들한테 많이 주셨어. 세상에서 돈으로 살 수 없는 사랑주셨잖아."
"우리 귀한 새끼들 누가 안 이뻐하겠냐? 뭐가 그리 급하다고 그렇게 일찍 가셔서 이 이쁜 내 새끼들 재롱도 못보시고 가셨다냐?"
"그러니까 오래오래 건강하게 사셔. 다른 아이들은 할머니 할아버지 계시는데 율하 율민이는 할머니 할아버지 안계신다고 외롭게 하지 말고."
"야야 끔찍한 소리 마라. 이 이상 더 오래살면 못쓰지. 요즘 니네 큰엄마가 꿈에 보여야. "
큰 엄마가 눈에 보인다는 소리가 왜이렇게소름이 돋던지
"엄마 절대로 따라가면 안돼."
"안 따라가지. 내가 시집 와서 얼마나 당했는데 따라가야."
그러시면서 옆에 누운 율민이 엉덩이를 토닥이시더라구요.
" 너무 아프면 죽었으면 했다가도 내 새끼들 때문에 조금만 더 살아야지하는 주책스러운 생각이 들어야."
"엄마 그게 무슨 주책스러운 생각이야. 당연한 것이지. 우리 아이들을 위해서라도 더 살겠다는 생각하시고 건강하게 우리 아이들 옆에 계셔 줘. 율하 율민이는 맨 날 할머니집 가자고 하고 할머니댁 오는 것이 기쁨인데.. 그러니 잘드시고 힘들어도 자주 움직이시고."
마음이 아프네요.
이런 느낌이 가슴이 찢어지는 느낌인가 봐요.
참 많이 흘렀네요.
참 많이 왔네요.
죽음의 문턱 앞까지...
세월만 흐르고 우리는 멈출 수 있으면 참 좋으련만...

"너네 아버지가 나한테 그러더라. 자기가 먼저 죽으면 2천만 원을 어디다 뒀으니까 자식들도 주지 말고 아무도 주지 말고 꽉 감춰두고 혼자 쓰라고 ."
"아빠가 그런 말씀도 하셨어. 별일이시네."
"니네 아빠가 걱정 많이 해. 자기 죽은 후 나 어떻게 혼자 사냐면서."
"별 걱정도 다 하시네. 우리집에 오셔서 같이 살면 되는데."
"내 걱정은 니네 아버지가 걱정이어야. 내가 죽고나면 그 뜻 따라줄 자식이 없을텐데."
아마도 엄마는 아빠를 저에게 부탁하시는 것 같았습니다.
그런데 차마 내가 모실게라는 말이 선뜻 나오지 않더라구요.
"그러니 엄마가 아빠보다 더 오래 살으셔."라고 했지요.

그 오랜 시간 아빠로 인해서 많이 힘들었는데....
"그래야지. 누가 니 아빠 꼴 보겠냐. 내가 니 아빠보다 며칠이라도 더 살아야지..."
그러시면서 다시 웃으시더라구요.
" 내가 안 죽고 이렇게 살아 있으니까 이런 말도 듣는다" 라며 웃으시더라구요.
2천만원에 대한 이야기를 생각하셨나봐요.
엄마의 그말 한마디가 아버지를 향한 밉디 미운 마음을 날려보냈나 봅니다.
아버지가 갑자기 짠~해 지더라구요.

왜이렇게 엄마를 보면 마음이 아플까요?
불쌍하신분...그리고 세상에서 제일 큰 사랑의 마음보를 가지신분...

하나님 아버지
우리 아버지가 돌아가시기 전에
우리 엄마가 돌아가시기 전에 서로에게
"예수님을 믿고 엄마한테 천국에서 만나세."라고 말 할 수 있게 해 주세요.

자꾸 귀는 먹어 가고
마음은 닫혀가고
몸은 굳어가시는데....

예수님을 믿지 않고 돌아가실까봐 매일 매일 걱정이 됩니다.
그래서 잠자리에 누으면서 내일도 편안하게 일어나시기를 누군가 복음을 전해 주는 사람을 만나 복음을 전해들을 수 있기를 기도하며 잠이 듭니다.

고맙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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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이공간 2020. 9. 15. 10: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