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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어디 갈 때 누가 없으면 불안해요.
길치여서도 그렇지만...  
옆에 누가 없으면 불안해요. 그래서 결혼해서는 남편이
남편이 바빠지고부터는 주하가
주하가 중학교에 들어간 후부터는 율하가
율하가 중학교에 들어간 후부터는 율민이가...
항상 내 옆에 있었어요.

지금도 저는 어디를 갈 때 누가 내 옆에 있지 않으면 불안해요.
가까운 곳이건~ 먼 곳이건~
처음 가는 길은 너무 불안해서 혼자 가고 싶지가 않아요.
그래서 내 말을 잘 들어주는 율민이를 꼬드겨서 늘 함께 가지요.

저는 항상 분리불안 장애가 있는  어린아이 같았어요.

저의 이런 점이 정말 싫었는데 싫은 것을  율민이가 닮았더라고요.
물론 저보다는 훨씬 더 좋은쪽으로 업그레이드된 버전의 딸이지만요.


율민이도 저처럼  옆에 누가 없으면 잘 가려고 하지 않거든요.

그런데 율민이가 자기 생각과 전혀 상관없이 홀로 서서 홀로 걷기를 하게  되었어요.

월요일 날은 서울 조카 카페 가서 하루 알바를 해 왔는데  갑자기  제가 학교 안전 도우미로 취직이 되었거든요.

우리 조카 카페는요?~
점심시간에는 허리를 펼 수 없을 정도로 얼음만 퍼야 돼요.
얼음 푸면서 땀 흘리는 곳은 우리 조카 매장밖에 없을 거예요.

이 정도로 바쁜 곳인데 한 사람의 일손이 빠진다고 하니 언니가 많이 걱정을 하더라고요.
그래서 저보고 율민이라도 보내라고 하는데...

언니는 언니 딸  걱정에 돼서 내 딸 율민이라도 보내라고 하는데  저는 제 딸 율민이가ㅖ 걱정이 되더라고요.

그래서 처음에는 안 된다고 했지요.
그런데 저의 말과 상관없이 신기하게도 우리 율민이가 혼자라도 가보겠다고 하더라고요.

처음 있는 일이라 율민이의 말을 듣고 제가 깜짝 놀랐다니까요.

엄마를 떠나서 혼자서 먼 서울을 간다고
그래서 ok했어요.
율민이 혼자 가는 것이 불안하고 두렵긴 한데
나처럼 긴세월 누군가를 의지하는 인생 살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언니에게 전화에서 율민이가 간다고 하니 보내겠다고 했어요.

ㅎㅎ
그런데 막상 하루를 남겨놓고 우리 율민이 불안하고 무서운가 봐요.
그래서 저에게 언니한테 전화해서 율민이 못 간다고 좀 전해달라고 하네요
이모가 하는 일은 자기가 할 수 있지만 엄마가 하는 일은 해 본 적이 없어서 실수할까 봐 두렵다고하면서요.
저 처음 알았어요.
우리 딸은 저랑 다르다는 것을요.
저는 일을 하면서 실수할까 두려운 것이 아니라 길을 못 찾는 게 두렵거든요.
그런데 우리 딸은 길을 못 찾은 것을 두려워 하는 것이  아니라 실수할까  두려워하더라구요.
뭐가 다른지 잘 모르겠다고요
저는 어떤 일이든 일이 무섭지는 않아요. 그냥 다 재미있어요.
그러나 길을 찾는 일은 무서워요.
제가 서울 가서 한 장소에서 3시간을 헤매며 언니네 집을 찾았거든요.
그런데 바로 뒤가 우리 언니네 집이더라고요.

그런데 우리 딸은 길 찾는 건 무섭지 않은데. 일에서 실수할까 봐를 무서워하고 있더라고요.

솔직히 백 점 못 맞는 것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하는 것이 실패는 아닌데 저희 딸은 그런 것을 두려워했어요.

그래서 시험 때마다 배가 아프고 머리가 아팠지요.

그렇게 시험지에 이름만 써놓고 나오라고 그랬는데도  우리 딸은 그것을 용납 못하더라고요.
자기 자신을 조금만 더 넓게 포용해 주었으면 좋아하는 친구들과 학교에서 재미있게 생활했을 텐데.

부모인 나는... 엄마인 나는...
빵점을 맞아도 상관없는데 우리 딸은 자신이 시험 문제를 풀지 못하는 것에 대해서 허용을 못했어요.
살고 되돌아보면 별것도 아닌 것인데..
갑자기 제 마음에 우리 딸을 보내야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제가 언니 카페에서 하던 일을 설명해 주었어요.
솔직히 언니 카페에서 우리 딸이 하는 일이 더 어렵고 힘들 거든요.
내가 여러 번 설명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 딸은 한 번도 한 적이 없어 실수해서 혼날까 봐 두렵대요.
그래서 자신감을 잃어버린 우리 딸을 향해서 말했지요.
"율민 엄마가 하는 일보다 네가 해오던 일이  더 어려워. 엄마 일은 물 따르고 얼음만 푸면 되잖아. 그러니 실수할 일이 없어.  그리고 이모가 가르쳐줄 거니까 걱정하지 마"라고 말로 용기를 북돋아 주었지요

월요일 아침
너무 용기 없어하는 우리 딸
다시 달래서
버스 정류장까지 태워다 주고 가는 것을 지켜보았어요.

그리고 언니에게 전화를 했어요
"언니 율민이가 실수할까 봐 두렵다고 언니한테 오늘 못 간다고 전화해 달라고 했는데 내가 이모가 잘 가르쳐 줄 거니까 괜찮다고 보냈어."
그랬더니 우리 언니가 율민이 참 기특하다고  칭찬을많이 해주어야겠다고 하더라고요.



40분 후 카톡이 왔네요.
서울에 잘 도착해서 이모를 만났다고
ㅎㅎ
우리 딸 오늘 처음으로 홀로 걷기를 시작했어요.
나보다 훨씬 더 빠르네.~
그렇지요. 엄마보다 더 나은 업그레이드 버전 우리 딸 최고여용~♡

딸 화이팅~♡

ㅎㅎ
슬픈 소식 하나 들려줄까요
전 이제 혼자가 되었다는 거예요.
그런데 홀로 서는 건 홀로 걷는 것이 저는 아직도 힘들어요.
물론 저녁에는 남편도 아이들도 돌아오지만 말이에요.

나 혼자 달리는 것 참 어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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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이공간 2026. 3. 9. 1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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