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우리 딸은 미술을 참 좋아해요.
그림도 아주 잘 그려요.
대회 나가서 상도 받았어요.

그런데 전공을 해야 할지 안 해야 할지 아직 결정을 하지 못했어요.

이제 고등반이 되어서 권선동에서 매탄동학원으로 옮겨야 한대요.

솔직히 부담~부담~ 부담스러워요.
어떻게 할까?  많은 고민을  했어요.
아침에 인강 듣고 나면 오후에 남는 것이 시간인데 저녁에 학원을 가는 것도 부담
자차로 6시까지 학원버스 타는 곳에 데려다줬다가 9시 30분에 학원으로 데리러 간다는 것도 부담

나만 이렇게 부담스럽나요?

전공을 안 하고 취미로 할 것 같으면 집 옆 미술학원을 가도 될 것 같은데....

그래 결정을 했어~
가장 우선순위를 먼저 하기로
가장 우선은 4월에 보는 검정고시지요.
4월 검정고시가 율민이에게는 내신이고 수능이니...
우선 검정고시를 잘 준비하고 4월 검정고시가 끝난 후에 미술학원에 다시 가는 것으로 하면 어떨까 하고 율민이에게 물었어요.
"율민 엄마생각에는 우선 4월에 고등검정고시 있으니까 고등검정고시 끝내고 홀가분한 마음으로 미술학원에 가서 그림만 그리면 어떨까?"
그랬더니 율민이가 그러더라고요.
"검정고시가 중요하니까 그렇게 할게요.  그럼 선생님께 가서 검정고시 끝나고 학원에 다닌다고 말씀드릴게요"

그런데 토요일 보충을 갔다가 차에 타면서 율민이가 울음을 터트리며 말하더라고요.
"엄마는 딸의 꿈을 꺾는 엄마예요"
율민이의 말을 듣고 충격 먹었어요.
내가 딸의 꿈을 꺾는 엄마라니...
딸의 꿈을 지지하기에 홈스쿨도 하고  최대한 하고 싶은 것 할 수 있게 배려해 주려고 노력했는데....
눈물이 왈칵 쏟아질 뻔했어요.
그래서 율민이에게 물었어요.
"율민 그 말투는 너의 언어가 아닌데 누가 너에게 그런 말을 하든"
"선생님이 그러셨어요.  나는 그림도 잘 그리는데 엄마가 딸의 꿈을 꺾는다고요"
너무 억울하고 화가나서 감정이 격해지고 말았어요.
"딸 학원 몇 달 쉬고 검정고시에 집중한 후 4월부터 다시 미술학원 가자고 한 것이 딸의 꿈을 꺾는 엄마일까? "
"선생님이 그러셨어요"
이런 게 가스라이팅인 것이죠?
헐~
"따님 딸의 꿈을 꺾는 엄마는 이런거야.  학교 가면 배 아프고 머리 아프다고 말해도 딸의 말을 들어주지 않고  죽어도 학교에서 죽으라며 학교 보내는 엄마,
딸이 재능이 있어 정말 하고 싶어하는데  돈 없다고 안 가르쳐 주는 엄마.  이런 엄마가 니가 지금 말하고 있는 딸의 꿈을 꺾는 엄마야.  엄마는 우선순위를 따르자는 것이지 그만두라는 이야기가 아니잖아.   너도 검정고시가 우선순위라는 것을 알고 엄마 말에 수긍한 것이잖아.  안 그래?"
"선생님은 계속하는 게 중요하다고 하셨어요."
"계속하는 게 중요하면 공부하면서 그림 그리면 되잖아.  율민아  다른 아이들은 수능을 준비하면서 미술학원을 다니지만 너는 검정고시가 너의 내신이고 수능이야.  그래서 몇 개월만 집중하면 편하게 그림만 그릴 수 있는데 이게 딸의 꿈을 꺾는 엄마인 거야..."
...........................?
.........................?
...........................?
..........................?
집에 오는 동안  통하지 않는 대화를 하면서 서로가 서로에게 소리를 높여 말을 했어요.
결론은 다음 주부터 학원에 가지 말라고 했어요.
그랬더니 왜 가지 말라고 하냐고 묻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그랬어요.
"그렇게 인품이 덜 된 언어를 쓰는 선생님에게는 더이상 내 딸 교육을 맡기고 싶지 않아서 "라고 또박또박 힘주어 말했지요.
그랬더니 딸이 지지 않고 그러네요.
"왜 돈을 냈는데 가지 말아요.  저는 학원에 갈 거예요.  그리고 전시회도 있어요"
헐~
전시회작품 끝났다고 사진 찍어와서 자랑하던 것이 어제인데...
화가 나더라고요.
그래서 마음에도 없는 이야기를 했어요.
"엄마는 그 선생님 얼굴을 보고 싶지 않아서 전시회도 못 가겠어"
그랬더니 율민이가 눈물을 뚝뚝 흘리더니
"그럼 나 혼자 갈테니 오지 마세요.  오빠랑 언니도 오지 말라고 하세요"라고 말을 하더라고요.
헐~
그래서 저도 지지 않고  말했지요.
"알았어.  언니 오빠한테도 오지 말라고 전화할 거야"라고요
우리 딸 차가 멈추자 차에서 내려 집으로 쏙 들어가 버렸어요.

저는 너무 속상해서 시동을 끄고 아주 추운 차 안에서 요동치는 마음을 식혔지요.

한참 한숨을 푹푹 쉬고 있다가 집으로 들어갔지요.

토요일 오후
딸은 자기 방에
나는 현관에...

토요일 저녁
딸은 자기 방에
나는 현관에...

주일아침
딸은 자기 방에
나는 현관에....

그리고 같이 차를 타고 마음속에서 꿀꿀꿀 울리는  꿀꿀한 마음으로 교회를 갔어요.
차 안에서 율민이가 그러네요.
"엄마 죄송해요"라고요.
"나도 미안해"라고 해야 하는데 너무 상처가 되어서 미안하다는 말이 나오지 않더라고요.

주차장에서 율민이를 내려주고 본당으로 갔어요.

예배를 드리면서 눈물이 나오더라구요.
졸지에 딸의 꿈을 꺾는 엄마라는 원통한 말 때문에 찔끔 눈물을 흘리고......
그리고 회개의 눈물을 펀펑 흘렸지요.

예수님은 사랑받을 자격이 없는 나를 사랑해 주셨는데
예수님은 용서받을 수 없는 나를 용서해 주셨는데
예수님은 위로받을 수 없는 나를 위로해 주셨는데...

사랑받을 만한 사람이든지
사랑받을 만한 사람이 아니든지
용서받을 만한 사람이든지
용서받을 만한 사람이 아니든지
위로를 받을 만한 사람이든지
위로를 받을만한 사람이 아니든지
다 사랑하고 용서하고 위로하는 것이 사명자의 삶인데...

나는 사랑받을 사람만 사랑하고
나는 용서받을 사람만 용서해 주고
나는 위로받을 사람만 위로하며 살았구나.
너무 부끄러워 ㅠㅠ 눈물 흘리며 회개했어요.

예배를 끝나고 집에 오는데 율민이가 차 안에서 그러네요.
"엄마 나 할머니가 보고 싶어서 울면서 잠을 잤어요.  그런데 꿈에 할머니가 찾아오신 거예요.
온통 검은색이라 너무 무서워서  누구 없어요라고 물었더니 할머니가 문을 열고 들어오시는 거예요  그리고 안녕하듯이 손을 흔드셨어요.  너무 좋아서 꿈에서 엉엉 울었어요."라고 하면서 눈물을 흘리더라고요.
그 말을 듣고 나도 눈물이 나오더라고요.

저번에도 나한테 혼나고 할머니 보고 싶다고 울며 잠을 잤는데 할머니가 오셔서 내 강아지라고 엉덩이를 토닥여 주시는 꿈을 꿨다고 했는데...

그러면서 그러네요.
"엄마 내가 출품 그림을 그린다고 학원만 안 갔어도  할머니한테 더 갈 수 있었고... 그럼 우리 할머니 지금까지 살아계셨을까요?"
그래서 그랬지요.
"율민 할머니가 돌아가신 것은 누구의 잘못도 아니야.  할머니가 94세까지 살으신 것은 할머니를 구원하시기 위한 하나님 은혜야.   할머니가 지금까지 살아계셨으면 너무 아프시고 고통스러우셨을 거야"라고요.
"그렇지요.  손도 붓고 배도 붓고 식사도 잘 못 하셨으니까"
저렇게 여린 아이에게 내가 왜 그렇게 퍼부었을까요?
같이 울면서 집에 들어왔어요.


그리고 월요일 아침
언니 카페를 가면서 율민이가 저에게 묻더라고요.
"엄마 이번 주 토요일 전시회 때 오실 거지요?  혹시 오빠랑 언니한테도 오지 말라고 전화했어요?"라고 묻네요.
"당연히 가야지요.  그리고 전화할까 하다가 전화 안 했어요.  언니랑 오빠도 수지에서 올 거예요"라고 말해 줬지요.
그랬더니 안도의 미소가 율민이 얼굴에 흐르더라고요.
"엄마 저 검정고시 끝나고 미술학원에 갈게요.  그리고 꼭 그 학원 아니어도 괜찮아요."라고 말을 하네요.
"아니요 엄마도 괜찮으니 친구들 있는 학원으로 가세요~"
ㅎㅎ
우리 딸 참 밉다가도 이쁘고
이쁘다가도 미워요.


딸~얼른 사춘기 좀 졸업하자...
엄마는 사춘기보다 더 무서운 갱년기를 보내고 있어서 둘이 붙으면 산 하나를 태울정도로 뜨겁당~~









728x90
by 아이공간 2026. 1. 27. 02:23